tag:blogger.com,1999:blog-120625652024-03-13T00:50:32.966-04:00Seeing through me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Blogger41125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82904885805997696632007-06-17T13:38:00.000-04:002007-06-17T13:39:10.327-04:00파도소리언제부턴가 파도소리가 귓가에서 울리기 시작했다.<br /><br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를 답답함과<br />그 답답함을 털어버릴 곳을 찾지 못해 헤매고 다니는 방랑하는 나.<br />파도소리를 찾아 이른 바닷가에 서서 가만히 눈을 감고<br />파도소리에 귀를 맡긴다.<br /><br />파도에 쓸려 점차 모습을 잃고 백사장으로 돌아가는 모래성처럼<br />파도소리에 쓸려 마음의 얼룩들이 씻겨 나가 <br />평범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br />파도소리에 몸를 맡긴다.<br /><br />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귓가를 스쳐지나가며 파도소리를 전해주고<br />파도소리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내 마음을 어루만져준다.<br />사르르르...부서지는 포말과 함께 내 작은 상처들이 치유되길 바라면서 <br />파도소리에 마음을 맡긴다.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5295760569275713172007-03-11T03:51:00.000-04:002007-03-13T23:57:59.841-04:00감기지독한 감기에 걸려버렸다.<br /><br />다시 걸릴까 의문까지 들었던 차에..<br /><br /><br />몸을 가눌 수조차 없는 떨림<br /><br />정신을 못차리도록 치솟는 열<br /><br />가슴을 찢어버릴듯한 기침<br /><br /><br />오직 시간만이 치유해 줄 수 있는 병..<br /><br /><br />이제 곧 계절이 바뀌면 <br /><br />기침은 멈추고 <br /><br />열은 내리고<br /><br />떨림은 가라앚고<br /><br />언제 감기에 결렸냐는 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br /><br /><br />하지만 몇 번이고 <br /><br />면역되지 않는걸..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67867672800458311832007-02-23T22:41:00.000-05:002007-02-23T22:42:56.351-05:00Mannequinism서서히 굳어가고 있는거야.<br />눈은 점점 초점을 잃어가고..<br />믿고 있던 것들을 잊어가고..<br />가슴은 점점 식어가고..<br /><br />사고도 정신도 신념도 내 몸도..<br />점점 딱딱한 플라스틱 인형으로..<br /><br />사람으로 남아있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br />결국 커다란 뇌만 남은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br /><br /><br /><span style="font-size:90%;"><em><strong>Mannequinism</strong></em></span><br /><span style="font-size:85%;">an epidemic where a citizen plays no key role in the economic or social contrasts of our world, such as closing oneself in a dark box, or having too much in hand hence having no time for volunteer work, or any participation in a community, in turn, this leads to the person literally turning into a mannequin; a subtle, crippled figure immune to the active world around it.<br /></span><br /><br />Reference<br /><a href="http://www.urbandictionary.com/define.php?term=Mannequinism">Urban Dictionary</a>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61058510748527312006-10-17T00:07:00.000-04:002006-10-17T00:19:19.616-04:00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작년에 처음 와서 fall break이라고 글을 쓴게 불과 몇 일 전 같은데 또 다시 fall break이 되었다. <br />조금 있으면 곧 연말이 되고 또 학기가 시작되고 또 같은 얘기를 하겠지.<br />이렇게 한 해 한 해 지나가겠구나.<br /><br />Reference<br /><a href="http://nichtsein.blogspot.com/2005/10/break-from-study-break-for-study.html">Break From Study? Break For Study?</a>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38254036441737102006-10-14T23:40:00.000-04:002006-10-14T23:53:39.936-04:00각오하고 클릭하거나 각오하고 클릭안하거나..애전에 친구가 쓴 글 중에 제목이 "각오하고 클릭하든 각오 안하고 클릭 안하든 해야할 것!"란 글이 있었다. 내용으로 올라온 그림은 제목이 암시하듯 그다지 기분 좋은 것은 아니었다. 말그대로 "각오"가 필요했었다고나 할까..<br />그런데 그 제목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각오 안하고 클릭하지 안한다"가 과연 맞는가라는.<br />요즘은 인터넷이 자료가 넘쳐난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기는 하지만 한 개인으로서 이런 것까지 "자료"라는 이름으로 올라와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없지않아 있다. 어떠한 것이든 간에 이런 자료들은 인터넷의 하이퍼 텍스트 상에서 링크를 통해 접근하게 된다. 필요한 자료라고 판단되면 마우스에 손을 올려 클릭을 하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클릭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직접 그 자료에 접근하지 않는 이상, 링크가 주는 제한적인 정보만으로는 그 가치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일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생긴다면 클릭 한 번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강력한 잇점이라 하겠다.<br />클릭을 하는데는 시간도 돈도 들지 않는다. 단지 손가락만 잠시 까딱하면 그만이다. 호기심은 곧 해소된다. 때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이 움직여 링크가 인도하는 다른 세계로 가게된다. 그 세계가 마음에 들던 안들던 간에.. 그러다 종종 당혹스러운 결과에 놀라기도 한다. 인터넷의 용의성이 갖는 문제점이라 하겠다.<br />이제 몇 번의 당혹스러움을 겪은 후에 링크를 앞에 두고 용이성과 호기심 사이에게 갈등하기 시작한다. 클릭을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br />클릭을 하지 않는 데에도 각오는 필요하다.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60698207654742132006-10-12T19:54:00.000-04:002006-10-12T20:10:46.330-04:00첫눈이제 10월 중순도 채 되지 않았는데 오늘 첫 눈이 내린다.<br />조금 흩뿌리고 만 것이 아니라 눈보라를 치며 쏟아진다.<br />기온도 꽤나 많이 떨어져 밤새 영하로 내려갈 듯 하다.<br /><br />작년 이맘때에 비해 빨리 추워지고 있다.<br />앤아버의 올 겨울은 길고 추울 것 같다.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2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41348579259591132006-03-05T20:12:00.000-05:002006-03-05T20:10:31.240-05:00Spring Break2월 25일부터 (더 정확히 말하자면 2월 24일 17시부터) 3월 5일까지 Spring Break입니다. 분명 Spring Break 전에 계획한 일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막상 해놓은 일 하나 없이 벌써 끝나가고 있네요.<br /><br />일주일에 불과하지만 방학은 방학인가 봅니다. 도서관에 나가서 책을 읽어보려고 아무리 노력해 보아도 글씨가 영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그래도 학기중에 잠시나마 숨돌릴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곧 방학이 끝나면 다시 숙제와 시험이..음..프로젝트도..<br /><br />방학 동안 한 몇 가지 일들을 열거해 보면..<br /><br />방학 첫 날일 25일 친구들과 함께 근처 쇼핑몰 Briarwood mall에 갔는데 그곳 음반점에서 Jamiroquai의 음반을 샀습니다. Jay 형의 블로그에서 언젠가 한 번 본적이 있는 영국 밴드입니다. 언젠가는 밴드 롤러코스터의 홈페이지에서 밴드 멤버들이 가장 좋하하는 밴드로 Jamiroquai를 언급하는 것을 보고 대체 어떤 음악인지 궁금해하던 참이었습니다. "Best Value"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길래 싸겠거니 하고 냉큼 집어들고 계산했더니 아뿔싸.. amazon에서는 $8도 안하는 가격에 팔고 있더군요.<br /><br />그날 저녁은 말래이시아에서 온 Sieow Huay라는 친구가 초대해 주어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독특한 맛의 말래이시야 풍의 카레라이스와 치킨 샐러드. 요리를 잘 하는 것 같은데 학기중에서 시간이 없어 자주 해먹지는 못한다고 하네요.<br /><br />2일 저녁에는 같이 유학온 사람들과 함께 밤새 포커를 쳤습니다. 예정에 없이 갑자기 얘기가 나와서 하게 되었는데 그것도 하필이면 우리집에서 치기로 해서 몇 일전에 집 청소를 해 놓지 않았으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뻔 했습니다. 처음에는 룸메이트인 주섭이형과 과후배인 주석, 유진 그리고 현정씨, 저까지 이렇게 다섯이 치고 있었는데 중간에 근처에 사는 친구 준기가 아내와 함께 찾아와 합류하였습니다. 이날의 압권은 주석군의 새 별명 "선량하게 머리깎은 현 랭킹 1위". <br /><br />Spring Break 동안 소설책도 하나 읽었습니다. Tracy Chevalier의 <Girl with a Pearl Earring>. 연초에 샀는데 계속 시간이 없어 읽지 못하다가 방학때 여유가 생겨 읽다보니 생각보다 금방 읽어버렸네요. 책을 읽은 후에 정리하지 않게 된지 꽤 된것 같은데 이책은 언제나 할지..<br /><br />운전면허를 따야 하는데 또 생각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아마도 이번 학기가 끝난 후에나 다시 생각해 봐야 겠네요..아..학기 끝나고 돌아가려면 비행기 표도 구해야 하는데..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1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39196653533670792006-02-05T22:00:00.000-05:002006-02-11T13:15:08.340-05:00Hokey Trip인생의 무료함에 지쳐가던 지난달 말 무렵..<br />오랜만에 이벤트를 가졌습니다.<br />1월 28일에 UM vs MSU의 Hokey 경기를 보러 잠시 Detroit에 다녀왔습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0178.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0178.jpg" border="0"/></a><br />Detroit에 있는 Joe Louis Arena.<br />이곳에서 University of Michigan 대 Michigan State University의 경기가 있었습니다.<br />Ann Arbor나 Lansing에도 아이스 링크가 있을 터인데 왜 Detroit에서 경기를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0177.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0177.jpg" border="0"/></a><br />처음 가본 Detroit.<br />저 뒷편으로 보이는 화려한 건물은 카지노.<br />Ann Arbor에서 매일 낮은 건물만 보다가 오랜만에 높은 건물들을 보았습니다.<br />여전히 같이 간 사람들은 이전의 Cedar Point 구성원과 비슷.<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0180.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0180.jpg" border="0"/></a><br />이것이 경기장 내부..<br />저기 보이는 노란색 유니폼이 Michigan, 초록색이 State.<br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상징되는 Michigan의 구호는 <br />Go Blue!!<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0183.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0183.jpg" border="0"/></a><br />경기 방식도 룰도 하나도 모르는 상태로 갔지만 나름 재미있습니다.<br />스틱으로 상대편 선수 발걸기나 몸으로 부딧히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더군요.<br />나쁜 짓을 자주하면 2분간 유리 감옥에 갇히기도 합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0186.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0186.jpg" border="0"/></a><br />Michigan팀의 응원단.<br />한국과 달리 경기장에서 메가폰을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소리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0195.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0195.jpg" border="0"/></a><br />경기후..<br />아쉽게도 5:5로 무승부..<br />처음에 앞서 나가다가 후반에 접어들면서 MSU에게 따라잡혀 무승부가 되버렸습니다.<br />아무래도 UM은 끝발이 약한듯..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2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32597861903373942005-11-23T13:23:00.000-05:002005-11-28T01:08:12.306-05:00Cheetos와 치토스<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cheetos.jpg"><br />국민학교 4,5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다.<br />그때 처음 치토스가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br />봉지안에 스티커가 하나 들어있어서 뒷면을 동전으로 긁으면 "한 봉지 더"나 "꽝! 다음 기회에"라고 나왔었다. <br /><br />이 치토스에 얽힌 작은 추억이 하나 있다.<br />그 치토스가 나온지 얼마 안되서 처음 동생하고 집으로 사들고와 먹는데 "한 봉지 더"가 나왔었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 동생하고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나이 또래에 이런 종류의 것에서 당첨이 된다는 것은 온동네 친구들에게 자랑할 만한 일이었으니까..<br />하지만 그저 한 번 "한봉지 더"가 나왔다고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다.<br />한 봉지를 다 먹고 동생하고 다시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한 봉지를 받아와서 또 먹는데 다시 한 봉지더가 나온 것이다. <br />이것 역시 끝이 아니다..<br />새로 받아와서 먹은 치토스에서도 한봉지 더가 나온 것이다.<br />계속 한봉지 더가 나온 덕에 그날 치토스를 대여섯 봉지인가를 먹었다. 그것도 처음 사먹은 날에.. 마지막 봉지에서도 한봉지 더가 나왔지만 이미 그 구멍가게에 있던 치토스를 우리 형제가 다 먹어버리는 바람에 이미 동이 나버려 더 이상 가져올 수도 없었다. 그래서 구멍가게 아주머니가 다른 과자 하나를 집어가라고 해 죠리퐁을 집어왔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그 구멍가게 아줌마도 신기해 하셨던 것 같다. <br />정말 흔치 않은 일이기에 아직까지 그날을 입가에 웃음을 짓고 기억하게 된다. <br /><br /><br />작년에 회사에서 출장차 처음 해외에 나갔을 때이다.<br />토론토로 출장을 갔는데 마침 동생이 그 도시에서 어학연수를 받는 중이었다. 첫 주말, 잠시 시간을 내서 동생을 만나 이곳저곳 돌아보았는데 길가 가게에서 익숙한 캐릭터의 과자 봉지가 눈에 띄는것이 아닌가. Cheetos. 정말 깜짝 놀랐다. 그때까지 치토스는 우리나라 과자라고만 생각해 왔기 때문에.. 치토스 뿐만 아니었다. 그 옆에 있던 SunChip과 Doritos.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 수많은 종류의 과자들이 같은 캐릭터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이름만 영어로 쓰인채 진열돼 있는 것이었다.<br />화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야릇한 실망감, 당혹감 그리고 약간의 배신감..<br />이제는 치토스가 사라지고 다른 이름으로 팔린다고 하는데..<br /><br /><br />그러고 보니 원래 다른 나라 것인데 우리 것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 꽤 되는 것 같다..<br />특히 어렸을 때 본 만화영화들..<br />어느 유학생의 일화가 있다.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딱히 떠오르는게 없어 캔디 주제가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같이 있던 외국학생들이 다들 각자의 모국어로 같이 따라 부르더라는.. 그사람도 그때 캔디가 일본 만화라는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한다.<br /><br />몇일 전 비슷한 화제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어렸을 때 독수리5형제를 정말 좋아했는데 그게 일본 만화라는 것을 알고 너무 실망했다고 말했다. 생각해 보니 지구의 평화를 지키며 어린 아이들이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던 그 영웅들이 너나할 것 없이 결국 일본 사람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박사를 비록해 선견을 가지고 준비해오던 그 많은 공학자들과 박사님들도 대부분 일본 사람이라는.. <br />나를 비롯해 현재 공학을 공부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어린 시절 본 그 만화들에 영향받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과연 그네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1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31137112720239572005-11-04T16:00:00.000-05:002005-11-04T16:10:03.756-05:00Laika<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laika_mockup.0.gif"/><br />Laika, a stray of Russian husky, was the first living creature sent to space. On November3, 1957, she was launched into space on Sputnik 2, a Soviet spacecraft. <br /><br />She was planned to be euthanized with a poisoned food after ten days of space voyage. According to a scientists behind the Sputnik 2 mission, however, Laika had died from overheating and stress several hours after the launch.<br /><br />Her death was destined from the beginning because Sputnik 2 was not designed to be retrievable. On April 14, 1958, the Soviet spacecraft carrying her body was destroyed during the reentry into the Earth's atmosphere.<br /><br /><br />The following is a song about Laika by DeliSpice, a Korean band:<br /><br />우주로 보내진 라이카 <br /><br />곡,글,노래 김민규 <br /><br />커다란 사명을 안고선 내 뜻관 전혀 상관없이 <br />사람들은 내게 기대를 하지<br />저 하늘을 날아서 저 우주를 날아서 <br />인류의 진보를 위해 내 젊음을 바쳐야만해<br /><br />숨쉴 공기도 없는 사방이 꽉 막힌<br />움직일 수도 없는 우주로 보내진 강아지<br /><br />결코 돌아올 수 없는 비행 어디로 향해 가는 건지 <br />거부할 수 없었던 나의 운명<br />아주 끔찍하게도 아주 잔인하게도 <br />끝없이 컴컴한 하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네<br /><br />점점 희미해지는 지난날의 기억들<br />뱃속이 텅 빌 때까지 우주를 떠돌던 강아지 <br /><br /><br />오래전이라 왜곡되고 희미하기는 하지만 어렸을 때 본 만화가 기억난다.<br />인간에 의해 우주로 보내진 라이카는 우주를 떠돌아 다니며 인간에 대한 증오를 키워간다. 기나긴 세월동안 우주를 흘러다니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온 라이카는 인간에게 복수를 하려한다. 하지만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 라이카는 거대한 인간의 아기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선택한다. <br />인간을 증오하지만 인간을 동경하는 아이러니한 결론. 이 마지막 장면이 인상에 남아서인지 흐릿하지만 기억에 가끔 떠오른다.<br /><br /><br />"The more time passes, the more I am sorry about it. We did not learn enough from the mission to justify the death of the dog." - Oleg Gazenko<br /><br /><br />Reference<br /><a href="http://en.wikipedia.org/wiki/Laika">Laika-Wikipdia</a>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29442981894744802005-10-16T02:03:00.000-04:002005-10-16T02:09:41.893-04:00Break From Study? Break For Study?10월 17일, 18일 양일간 Fall Break입니다.<br />오랜만에 잠시 한 숨 돌릴 여유를 갖게되었습니다.<br />하지만 중간고사와 프로젝트마감이 그 다음 주에 몰려있어 변함없이 도서관에 가야할 듯 합니다.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29442517670798092005-10-16T01:02:00.000-04:002005-10-16T02:01:57.676-04:00Cedar Point<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4296.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4296.jpg" border="0"/></a><br /><br />조금 시간이 지나긴했지만 9월 25일에 Cedar Point에 다녀왔습니다.<br />Cedar Point는 미국에서 가장 훌륭한 놀이공원 상을 8번이나 연속으로 수상할 정도로 유명한 놀이공원이라고 합니다. <br />Ohio주에 위치하고 있어 Michigan에서는 세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합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43191.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4319.jpg" border="0"/></a><br />이번에 같이 미시간에 온 같은 과의 두 사람과 함께 갔습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4313.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4313.jpg" border="0"/></a><br />세상에서 가장 높은 롤러코스터 Millenium Force.<br />Cedar Point의 명물 중 하나.<br />최근에 다른 곳에서 더 높은 롤러코스터를 만들어 두번째로 높은 롤러코스터가 되었다합니다.<br />높이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정상까지 올라가는 빠른 속도로 올라갑니다.<br />정상에서 순식간에 떨어질 때는 마치 오대호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입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4311.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4311.jpg" border="0"/></a><br />Holloween이 한달이나 넘게 남았는데도 이미 Holloween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4325.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4325.jpg" border="0"/></a><br />이 평온해 보이는 다리가 잠시후에..<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4324.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4324.jpg" border="0"/></a><br />이렇게..<br />후름라이드가 물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물속으로 처박습니다.<br />탑승 포인트1: 후름라이드를 타고 물속으로 처박는다.<br />탑승 포인트2: 다리위에서 잠시 기다리다 다음 후름라이드가 내려오면서 만들어내는 물보라를 뒤집어 쓴다.<br />많은 사람들이 수영복을 준비해서 타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그냥 타는 바람에 옷이 흠뻑 젖어버렸습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4299.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4299.jpg" border="0"/></a><br />별것 아니라는 듯한 저 표정..<br />하지만 타고 내려올 때 찍힌 사진은 "고수"의 표정이었습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4306.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4306.jpg" border="0"/></a><br />자이로드롭<br />2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높이 올라가서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빠른 속도로 솟구쳐 올라갑니다.<br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호수 건너 저 멀리까지 보일때는 정말 아찔합니다.<br /><br /><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IMG_4333.jpg"><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IMG_4333.jpg" border="0"/></a><br />Wicked Twister<br />바이킹과 비슷하지만 올라갈때 꼬아서 올라갑니다.<br />가장 재미있게 탄 롤러코스터.<br /><br /><br />Reference<br /><a href="http://www.cedarpoint.com/">Cedar Point Amusement Park</a>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25702984582135592005-09-02T20:50:00.000-04:002005-09-02T20:52:29.833-04:00New Home in Ann Arbor<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Ann_Arbor_Home_Map.jpg"><img alt=""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Ann_Arbor_Home_Map.jpg" border="0" /></a><a href="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1600/Ann_Arbor_Home_Satellite_Map.jpg"><img alt=""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Ann_Arbor_Home_Satellite_Map.jpg" border="0" /></a><br /><span style="font-size:78%;">from Google map</span><br /><br />The red pins indicate my new home in Ann Arbor, Michigan.<br /><br />The part above the Huron river is North Campus.<br />North Campus is home of music, art & architecture and almost all engineering students of U of M.<br />However, there is nothing but department buildings on North Campus.<br />It's sadly similar to 301 bldg. in SNU.<br /><br />Most fun things are on Central Campus that forms downtown area as you see in the satellite map.<br />So I'm trying to spend as much time as I can before the semester begins.<br /><br />There is a huge football stadium on South Campus right above golf courses on bottom of the maps.<br />The Big House (people call it here) can accomodate all population in Ann Arbor.<br />It sounds really absurd to build such a huge stadium for its relatively small population.<br /><br />Because the latitude of Ann Arbor is higher than Seoul, the sun set really late these days: nearly 9:00 pm.<br />In winter, however, it is said that the sun will set about 5:00 pm.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23774604045125412005-08-12T12:51:00.000-04:002005-08-12T12:51:16.360-04:00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umich_blockM.gif" border="0" /><br /><br /><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umich_mark.gif" border="0" /><br /><br /><span style="font-size:85%;">U-M wordmark</span><br /><br /><br /><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umich_seal.jpg" border="0" /><br /><br /><span style="font-size:85%;">U-M seal</span><br /><br /><br />노란색의 큼지막한 대문자 M은 University of Michigan의 로고이다.<br /><br />아래 그림은 Seal. 테두리의 "Artes, Scientia, Veritas"는 "Art, Science, Truth"를 의미한다. 중앙에는 "Lamp of Wisdom"이 있다.<br /><br /><br />13일 저녁 비행기로 출국한다.<br />8월 13일 21:10 인천(ICN)출발 KE15<br />8월 13일 16:30 LA(LAX)도착<br />8월 13일 22:30 LA(LAX)출발 NW338<br />8월 14일 05:49 Detroit(DTW)도착<br />다행히 이미 미시건에 있는 친구가 있어 도착하면 마중나와 주기로 했다.<br />비슷한 전공이라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br />가는 도중 LA에서 시간이 되면 친구를 한 명 보고 갈지도 모르겠다.<br /><br />출국을 앞두고 기분은 지원할 때와 어드미션을 받았을 때에 비해 오히려 담담하다. <br />준비를 많이 해서라기 보다는 신경이 다 타버려서 그런지도..<br />지금의 이 게으름과 무신경함은 가는 도중 태평양 바다에 떨구고 가야 할텐데..<br /><br /><br />Reference<br /><a href="http://www.logos.umich.edu/">http://www.logos.umich.edu/</a><br /><a href="http://www.umich.edu/~urecord/0405/Jan24_05/13.shtml">New word mark says 'Michigan' with a capital M</a><br /><a href="http://www.umich.edu/~bhl/bhl/seals/sealtp.htm">The Seals of the University of Michigan</a>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2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22568154485719562005-07-28T12:21:00.000-04:002005-07-28T13:47:13.596-04:00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img src="http://photos1.blogger.com/blogger/5441/984/200/War_of_the_Worlds.jpg" border="0"><br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br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br />출연: 톰 크루즈(레이 페리어), 저스틴 채트윈(로비 페리어), 다고타 패닝(레이첼 페리어), 팀 로빈스(오길비)<br /><br />2005.7.10<br /><a href="javascript:expandcollapse('112256815448571956_1a')">Show/Hide</a><br /><div class="posthidden" id="112256815448571956_1a"><br />이 영화의 원작은 《The Time Machine》, 《The Invisible Man》의 작가이기도 한 H.G. Wells의 《The War of the Worlds》이다. 이 원작소설에는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런던에서 라디오 드라마를 방송했었는데 실제 화성인이 침략한 것으로 착각한 시민들로 공황사태가 발생한 것이다.<br /><br />영화에 대한 감상은 짧게 말해 실망이다. 이미 화성탐사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무작적 화성인을 내세울 수는 없었기도 하겠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원작을 충실히 영화화하기 보다는 많은 수정과 각색을 통해 자신의 외계인에 대한 편집증적인 집착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공격적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H.G. Wells의 원작소설이 불러일으켰던 반향을 생각하면 기대에 훨씬 못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록 무적에 가깝게 묘사되던 외계인들이 바이러스라는 의외의 복병에 의해 갑작스레 전멸하고 마는 마지막 부분은 비교적 원작을 존중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지만...<br /><br />이 영화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상상할 수도 없던 거대한 위협이 갑자기 들이닥친 상황에서 보통 사람이 어떻게 대처해 가는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뛰어난 군인이나 위대한 지도자, 가공할 능력의 슈퍼 영웅은 등장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외계인들은 계속해서 파괴하고 학살하며 톰 크루즈는 계속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 다닌다. 하지만 영화 내내 다코다 패닝이 내지르는 소리를 듣고 있다보면 짜증이 밀려와 차라리 외계인이 어떻게 해주기만을 바라게 될지도 모른다. <br /><br />톰 크루즈가 누구인가. <7월 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에서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 베트남 전쟁에 자원 입대하는 건실한 청년으로 등장하지 않았던가. 이 영화에서 톰 크루즈는 아들 로비의 입대를 만류하고, 이에 아랑곳없이 화성인에 대항하기 위해 입대하려 하는 아들의 모습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톰 크루즈는 영화에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혼 경력이 있는 보통의 미국시민으로 등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에서 보통사람이 되기위해서는 이혼 경력쯤은 필수라는 점이다.<br /><br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라고 하면 이전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영화에서 9.11테러 이후 미국인의 공포를 범죄 예지능력이라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의지해 보려는 위기에 몰린 최강대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같은 감독에 같은 주연 배우인 이유로 <우주전쟁>도 비슷한 맥락에서 보지 않을 수 없다. 거대한 위협에 맞서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워나가는 힘은 강력한 폭탄이나 신무기가 아닌 보통의 미국 시민의 부성애이다라고 감독은 말하고 싶은 것일까. <br /></div>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22480445853617912005-07-27T11:59:00.000-04:002005-07-27T12:07:25.876-04:00Nolite te Bastardes CarborundorumDon't let the bastards grind you down.<br /><br /><span style="font-size:85%;">from <strong>The Handmaid's Tale</strong> by <em>Margaret Atwood</em><br /></span><br /><br /><span style="font-size:78%;"><strong>Carborundum</strong>A trademark used for an abrasive of silicon carbide crystals.</span>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19101505477596642005-06-19T06:00:00.000-04:002005-06-24T08:54:59.533-04:00엘렉트라 (Elektra)<img border='0' class='phostImg' src='http://photos1.blogger.com/img/136/5089/200/Elektra.jpg'><br />엘렉트라 (Elektra)<br />출연: 서경화(엘렉트라), 지미 리(클리템네스트라), 최솔희(크리소테미스), 이종무(오레스테스), 장우진(아이기스토스), 백성진(메신저), 이원희(코러스)<br />원작: Hugo von Hofmannsthal<br />연출: 박찬진<br />무대감독, 조연출: 정 미 <br />기획,홍보,진행: 양지원<br />음악: 오래미 <br />무대: 박미란<br />의상: 서현숙<br />아크로바틱: 김태욱<br />조명: 정근채<br />기획: 서울연극앙상블<br />장소: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br /><br />2005.6.18<br /><a href="javascript:expandcollapse('111910150547759664_1a')">Show/Hide</a><br /><div class="posthidden" id="111910150547759664_1a"><br />얼마전에 예술에 전당에서 본 <a href="http://nichtsein.blogspot.com/2005/05/ghost-sonanta.html"><아가멤논></a>에 이어지는 내용의 그리스 비극이다. <아가멤논>이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아르고스 왕국으로 돌아온 아가멤논왕이 아내인 클리템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 아이기스토스에게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면 <엘렉트라>는 아가멤논왕의 딸 엘렉트라가 왕의 복수를 행하는 내용이다. 물론 다음에는 헤라클레스의 모험에 비견할만한 오레스테스의 모험담이 이어지지만 일단 <엘렉트라>는 엘렉트라의 복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br /><br /><엘렉트라>는 2년 전 대학로극장에서도 한번 접한 적이 있다. 이때는 아가멤논왕의 귀국부터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는데 이를테면 <아가멤논>와 <엘렉트라>를 함께 했다고나 할까... 2003년 <엘렉트라>에서의 키산드라의 분노에 찬 연기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br /><br />아무튼 그리스 비극은 공연 시마다 다양한 해석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 비극적인 내용만큼이나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전의 <아가멤논>이 그러했고 이번 <엘렉트라>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신화의 이야기에서 신을 배제하려는 시도이다. 그 신의 자리를 '꿈'이 차지한다. 클리템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는 신의 복수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계속되는 악몽을 두려워한다. 엘렉트라는 살육의 밤을 잊지 못하고 매일 밤 꿈속에서 복수의 다짐을 되새긴다. 복수가 실패하거나 성공하기 전까지는 이들은 편히 잠을 이룰 수 없다. <br /><br />이들은 핏빛 가위에 눌려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복수를 두려워하며. 복수를 위해서. 악몽에서 벗어나 꿈이 없는 편안한 잠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레스테스가 죽어야한다. 클리템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가가 죽어야 한다. 하지만 결국 고향으로 돌아온 오레스테스의 손에 복수는 이루어진다. 클리템네스트라와 아이기스토스는 더이상 악몽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엘렉트라 역시 고대하던 복수를 마치고 소진해 쓰러진다. 이제 영원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악몽이 완전히 사라졌는지는 불확실하다. 훗날 헴릿은 말하지 않았던가. 영원히 계속되는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할까 두렵노라고.. <br /><br />엘렉트라, 크리소테미스, 클리템네스트라. 세 여인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엘렉트라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버리고 오직 복수에만 자신을 헌신하며 어머니인 클리템네스트라를 증오한다.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꿈꾸는 크리소테미스는 언니인 엘렉트라를 이해하지만 약자로서 참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복수의 순간이 다가옴을 느끼고 두려워한다. 이 둘은 한 인간의 내면에서 갈등하는 두가지 가치와 인격을 대변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평범한 삶을 원하는 본능과 복수를 위한 자기 희생.. 결국 엘렉트라는 복수를 감행하게 되고 클리템네스트라를 죽인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 의미를 달성하는 그 순간 그녀는 어머니의 주검 옆에 쓰러져 죽는다. 자신의 딸을 죽인데 앙심을 품고 왕을 죽이는 여왕 클리템네스트라는 자식들의 손에 죽음을 맞는다.<br /><br />코러스의 이원희님는 얼마전 <a href="http://nichtsein.blogspot.com/2005/04/stars-in-morning-sky.html"><안녕, 모스크바></a>에서 발렌찌나 역으로 본 적이 있다. 강제수용소의 관리인으로 수용된 사람을 감시하고 주시하던 그녀는 이번에는 트로이에서 끌려온 여사제가 되어 아트레우스 왕가의 비극을 지켜보며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br /><br />이 연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엘렉트라가 흰 통을 들고 나와 그 통 속의 피를 자신의 몸에 끼얹는 첫 장면이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과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이 장면은 극의 마지막에 클리템네스트라가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오레스테스에게 자신의 가슴을 드러내는 장면보다 훨씬 충격적이라 할 만하다. <br /><br />Reference<br /><a href="http://nichtsein.blogspot.com/2005/05/ghost-sonanta.html">아가멤논</a><br /><a href="http://nichtsein.blogspot.com/2005/04/stars-in-morning-sky.html">안녕, 모스크바</a><br /></div>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17438895649989812005-06-19T05:40:00.000-04:002005-06-19T11:52:07.436-04:00셜리 발렌타인 (Shirley Valentine)<img border='0' class='phostImg' src='http://photos1.blogger.com/img/136/5089/200/Shirley_Valentine.jpg'><br />셜리 발렌타인 (Shirley Valentine)<br />출연: 손 숙 <br />원작: 윌리 러셀 <br />번역: 성수정 <br />연출: 글렌 월포드 <br />미술: 클레어 리스, 조명: 김종호 <br />의상: 이수동, 사진: 조세현 <br />장소: 소극장 산울림 <br /><br />2005.5.29<br /><a href="javascript:expandcollapse('111743889564998981_1a')">Show/Hide</a><br /><div class="posthidden" id="111743889564998981_1a"><br />본지 시간이 꽤 지난 지금에야 간단히 메모를 남긴다. 연극의 상세한 내용은 이미 감자튀김의 고소한 냄새와 함께 기억속에서 흩어져버렸다.<br /><br />같이 본 친구는 근래에 본 연극 중 가장 괜찮았다고 평한다. 산울림 극장에서 본 다른 작품들도 좋았다. <고도를 기다리며>(2002)는 산울림의 대표작이라 할 정도로 유명하다.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2003)에서는 박정자님의 <에쿠우스>에서와는 다른 성격의 연기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손숙님의 친근감있는 연기를 접할 수 있다.<br /><br /><셜리 발렌타인>는 모노드라마이다. 연기자라고는 손숙 혼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은 벽이나 바위가 되어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한 인간의 자아를 찾는 일탈과 모험의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여자'의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인 나의 이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어머니인, 또 한 사람의 여자이기도 한 그녀의 이야기는 단지 남의 이야기인 것만은 아니다. 내 주위에는 언제나 여자들도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어디까지나 가장 가까운 곳에는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다.<br /><br />엄마의 일탈.. 비슷한 소제를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에서도 다루고 있다. 후자는 딸의 시선으로 엄마를 회상하는 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엄마의 이야기는 서로 닮았다. 모든 것을 남겨두고 여행을 떠나기에는 걱정거리가 너무도 많은 당신. 오랜 시간의 숙고 끝에야 비로소 이제는 여행을 떠나도 괜찮다고 자신을 설득하는 모습. 하지만 셜리 발렌타인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그리스의 해변에 남는다. <br /><br />바람난 여자로 봐야 할지, 아니면 인생의 전환기를 맞아 자신을 찾은 한 사람의 여자로 봐야 할지.. 그녀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나의 머리 속에 그리는 생각과 실제 보여주는 행동 사이의 이중적인 모습을 대면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다른 이들, 특히 여자들의 생각이 궁금하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 일단은 혼자 고민할 수밖에..<br /></div>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17201809900042732005-05-30T09:30:00.000-04:002005-05-30T09:31:26.023-04:00음악 바톤잇기Jay님에게서 이어집니다.<br /><br />+ <strong>내가 가진 음악 파일 크기</strong><br />옛날 나우누리시절 차곡차곡 모은 MP3가 4G가 안된다. 나우누리가 없어진 후로 정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클래식 CD들을 최고음질의 OGG로 변환하는 작업을 최근 시작하여 현재 기하급수적으로 용량이 늘어나 6G정도이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다.<br /><br />+ <strong>최근에 산 CD</strong><br />Gustav Mahler Symphony #1(Kubelik, DG)<br />Gustav Mahler Symphony #2(Klemperer, EMI)<br />Rachmaninov Symphony #2(Previn, EMI)<br /><br />+ <strong>지금 듣고 있는 노래</strong><br />이글 쓰면서 한 곡씩 다시 들어보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CD를 파일로 바꾸는 작업 중이라 본의 아니게 가리지 않고 듣고 있는 중이다. 근래 자주 들었던 것을 굳이 꼽자면 ABBA, Suede, Queen. 그리고 클래식은 Gustav Mahler의 Symphony #5(Karajan, DG), #6(Bernstein, SONY)과 Rachmaninov의 Piano Concerto #2(Ashkenazy, Decca), #4(Ashkenazy, Decca). <br /><br />+ <strong>즐겨 듣거나 사연이 있는 노래 5곡</strong><br />- 바른생활, 지니(Genie)<br />내 인생에서 정말 빠질 수 없는 노래.<br />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사건이 일어났던 날 현장을 목격했던 친구들은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br /><br />"아직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날은 학부 3학년 2학기 종강파티 겸 OO의 생일파티를 한 날이었어요. 한참 술을 마신 후에 노래방을 갔었죠. OO는 이미 죽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아시잖아요. 학기말 증후군이라고.. 그해는 특히 심했죠. 한 학기간의 스트레스를 OO에게 풀어버렸으니 알만하죠. 그때까지만 해도 모두들 좋았습니다. 노래방에 가서는 모두들 노래를 불렀죠. OO는 한쪽에서 엎어져서 자고 있었어요. 그때 누군가 예약한 지니의 바른생활이 나오기 시작했지요. 그러더니 OO가 벌떡 일어나서는 다른 아이의 마이크를 낚아채고는 부르기 시작한거예요. 정말 잘 불렀어요. OO의 평소 노래 실력을 생각한다면 이건 정말이나 대단한 거였거든요. 하지만 아무도 진실을 몰랐어요."<br /><br />몇달 후 학교 앞 모종의 노래방..<br /><br />친구A"OO야 바른생활 불러봐..그날 너 진짜 잘 불렀어."<br />친구B"맞아"<br />OO (어리둥절)"..어..?" (반주 시작)"..어버버버.."<br /><br />그렇다. 그 노래는 내가 모르는 노래였다. 나는 이날 "내가 기억하는 한" 바른생활을 처음 들어봤다.<br />아직도 나는 그날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물론 아직도 그 노래는 내가 모르는 노래이다. <br /><br />- Fernando, ABBA<br />어렸을 때 유난히 ABBA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 어머니께서 음악을 좋아하셔서 집에서 자주 턴테이블을 틀어 놓으셨는데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팝이나 클래식을 많이 들었다. 특히 ABBA의 Fernando의 선율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래서 ABBA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어렸을 적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른다. ABBA 베스트 CD를 어머니께 선물로 사 드렸을 때 너무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br /><br />- She's Got Issues, Americana, The Offspring<br />대학3학년이 되어서야 워크맨을 처음 샀다. 그 워크맨으로 등하교 때나 도서관에서 Offspring 노래를 자주 들었다. 이 노래하고 The Kids Aren't Alright, 다음 앨범의 Want you Bad가 가장 마음에 든다. 한 동안 RATM도 꽤 들었는데 가끔 내가 Offspring이나 RATM의 노래를 들으면서 어떻게 도서관에서 잠을 잤었는지 궁금하다.<br /><br />- Y.A.T.C., D, 델리스파이스<br />친구에게서 CDP라는 것을 빌려서 처음 사용해 봤을 때 델리스파이스의 CD도 함께 빌려주었다. 부드러운 선율과 서정적인 목소리도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사회와 주변의 모순을 비꼬는 노랫말이 너무 맘에 들었다. 그때부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가 되었다. 밴드에 대한 내 느낌을 표현하자면 '경쾌한 우울함'이라고나할까..<br /><br />- Zard<br />일본 그룹이라 노래이름은 잘 모른다. 집에 동생이 모아놓은 테잎의 양이 꽤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있었다. 워크맨을 처음 사고 들을 테잎이 별로 없을 때 동생 것들을 가져다가 한 번씩 들어봤는데 괜찮아서 자주 들었다. 목소리가 정말 달콤하다. 이 노래를 들을 때 봄날이 오기를 내심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다. 나름 아픔이 있다.<br /><br />+ <strong>음악 바톤을 이어줬으면 하는 분들</strong><br />이 블로그의 존재를 아는 몇 안되는 분들.. 특히 Styx, 종고, Urbang님.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2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17038741569766282005-05-25T12:32:00.000-04:002005-05-25T12:35:31.473-04:00The Glass Menagerie<img border='0' class='phostImg' src='http://photos1.blogger.com/img/136/5089/200/The_Glass_Menagerie.jpg'><br />The Glass Menagerie<br />Tennessee Williams<br />New Directions<br />ISBN: 0811214044<br /><br /><a href="javascript:expandcollapse('111703874156976628_1a')">Show/Hide</a><br /><div class="posthidden" id="111703874156976628_1a"><br />Glass Menagerie는 Tennessee Williams의 자전적 희곡이다.<br />거의 무명에 다름없던 Williams는 1944.12.26에 시카고에서 초연된 이 연극으로 일약 유명인이 된다. Williams 자신은 "snached out of virtual oblivion and thrust into sudden prominence"라고 "the catastrophe of Success"라는 글에서 밝힌 바 있다.<br /><br />Williams는 작중 배경인 St. Louis에서 산 적이 있는데 그 몇년의 기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던 시기였다. 후일 어떤 인터뷰 도중 왜 New Orleans에 왔느냐는 질문에 St. Louis때문이라고 대답한 적도 있다고 한다. Glass Menagerie를 쓰는 것은 그의 가족, 특히 그와 그의 어머니의 오해, 누이 Rose에 대한 슬픔으로 인해 Williams에게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다. "내 작품 중 가장 슬픈 희극이다. 이 글은 고통으로 가득차 있다. 이것을 보는 것은 너무도 고통스럽다". <br /><br />작중 화자인 Tom과 마찬가지로 Tennessee도 작가가 될 것을 꿈꾸며 신발 공장에서 일하였다. 누이 Rose (Laura의 모델)도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비록 두어 점에 불과했지만 실제로 유리 동물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Tennesse는 Tom과 같이 누이를 위해 집에 손님을 초대하기도 했다. Amada 역시 Williams의 어머니 Edwina Williams를 묘사한다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br /><br />극에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와 다른 점도 있다. 우선 St. Louis에 살던 시절 동생도 함께 있었고, 무엇보다 집을 떠난 Mr Wingfield와 달리 그의 아버지 Mr Cornelius Williams는 일과시간 후에는 항상 집에 있었다고 한다. <br /><br /><br />대략적인 내용은 이전의 포스트 <a href="http://nichtsein.blogspot.com/2005/04/glass-menagerie.html">유리 동물원</a>에 있다.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참고한다면 간단히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br /><br />원전을 읽으면서 연극을 볼 때는 스쳐지나갔던 다양한 상직적 표현을 작가 자신의 해석을 비롯해서 다시금 느껴볼 수 있었다. <br /><br />Reference<br /><a href="http://nichtsein.blogspot.com/2005/04/glass-menagerie.html">유리 동물원</a><br /></div>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16773440179594942005-05-22T10:45:00.000-04:002005-05-22T12:50:10.216-04:00패러사이트 싱글의 시대 (Parasite Single No Jidai)<img border='0' class='phostImg' src='http://photos1.blogger.com/img/136/5089/200/Parasite_Single_No_Jidai.jpg'><br />패러사이트 싱글의 시대<br />Yamada Masahiro<br />김주희 옮김<br />성신여자대학교 출판부<br />ISBN: 8986092727<br /><br /><a href="javascript:expandcollapse('111677344017959494_1a')">Show/Hide</a><br /><div class="posthidden" id="111677344017959494_1a"><br />예전에는 학교를 졸업하면 취직을 해서 부모를 모셔야 된다고 여겨져 왔고 실제로도 그랬다. 심지어 학교도 자신의 힘으로 다녀야 했던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부유한 부모가 늘어나면서 자녀에 대한 지원은 확대일로에 있고 자녀들을 위해서면 무슨 일이든지 해주려는 우리네의 부모상과 맞물려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blockquote>아무 거리낌없이 부모집에서 방 하나를 차지한 채 자기가 번 돈으로 데이트와 해외여행을 하고 자동차와 명품, 애인에게 줄 선물을 산다. 이처럼 학교 졸업후에도 부모와 함께 살면서 기초 생활비를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미혼자를 「패러사이트 싱글」이라고 부른다.</blockquote>현대의 젊은이는 가장 풍족한 세대이다. 하지만 이러한 풍족함은 부모와 동거한다는 조건이 만들어낸다고 이 책의 저자는 주장한다. 기본적인 생활을 부모에게 부담토록하면서 더 많은 돈을 소비할 수 있으며 인간관계 상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도 풍요로운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직장을 그만둬도 당장의 생활적 곤란함에 처하지 않기때문에 만족감을 가질만한 직업을 찾아 시험에 몰두하거나 취미적인 직업을 추구하는 일이 가능하다. <br /><br />하지만 패러사이트 싱글의 증가는 미혼화, 만혼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풍족한 생활을 즐기던 젊은이에게 결혼은 가난의 시작이자 가사부담의 증가이다. 그러므로 가능한한 결혼을 미루려하고 이는 미혼화, 만혼화, 더 나아가 저출산를 야기한다.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였지만 패러사이트 싱글의 소비는 고가 명품에 치우쳐 있다. 또한 주택 소비가 줄어들고 세탁기, 냉장고 등의 내구제 소비 또한 감소함으로써 총체적 불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부모의 경제적 이용 가능성이 풍요로움을 결정하게 되면서 이들은 또다른 사회 계층을 형성하고 의존주의를 확산시킨다. 1+1≠2. 개개인에게는 이익이 되는 행동이 전체 사회에서는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br /><br />패러사이트 싱글은 어째서 나타나게 된 것일까. 산업화가 진행될 무렵에는 자립의 수준이 낮았으며 부모 쪽에서도 자녀들의 기생적 생활을 받아 들일 여유가 없었다. 자녀들도 자립을 원했으며 가족을 부양할 정도가 되면 빨리 결혼을 하였다. 하지만 부모세대의 경제적 여유는 패러사이트 싱글 형성의 전제 조건이 되었다. 고도성장기 이후의 불황으로 중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젊은층의 경제적 상황은 악화되었고 이미 높아진 경제적 생활수준에 대한 기대치는 자립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반면 자립과 독립에 대한 규범에 비해 자식을 위해서라는 규범이 훨씬 강한 사회적 풍토나 부족한 사회보장제도 대신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는 것 또한 한 요인이다. 패러사이트 싱글의 형성은 다분히 일본적이다. 하지만 비단 한국뿐 아니라 유럽의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br /><blockquote>알맞은 미지근한 물에 들어가 있으면 굉장히 기분이 좋다. 미지근한 물에서 나오면 춥다. 스스로 옷을 입으면 좋은데 거기까지 가기가 춥기 때문에 좀체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 대개 어떻게 밖으로 나오면 좋을지 알지 못하다. 옷을 입혀 주고 밖으로 끌어내 줄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려고 한다. 그러나 미지근한 물은 미지근한 물일 뿐이다. 서서히 식어 언젠가는 냉탕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그것이 언젠가는 알 수 없지만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나오면 고생할 것이 뻔하다. 그런 상태가 전형적인 패러사이트 싱글이다.</blockquote><br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의존주의를 타파하고 자립하는 젊은층을 지원해야 한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또한 해결책의 하나로 「부모동거세」를 제시한다. 말 그대로 부모와의 동거를 부모의 증여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얼마전에 한국에서 「효도법」이라는 것이 발의된 것을 생각해 보면 묘한 대조를 이룬다.<br /><br />비록 일본의 가족관계 및 사회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서 제시된 것이기는 하지만 한국이 대체로 일본과 비슷한 전철을 밟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내용이다. <br /></div>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15945823409719462005-05-12T20:57:00.000-04:002005-05-12T20:58:17.990-04:00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img border='0' class='phostImg' src='http://photos1.blogger.com/img/136/5089/200/I_Have_No_Mouth_and_I_Must_Scream.jpg'><br />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br />Harlan Ellison<br /><br /><a href="javascript:expandcollapse('111594582340971946_1a')">Show/Hide</a><br /><div class="posthidden" id="111594582340971946_1a"><br />한때 PC용 어드벤처 게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Harlan Ellison의 단편 SF소설이다. 인간과 기계와의 전쟁에서 인간의 승리로 결말을 맺는 것이 대부분의 여타 게임들과는 달리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주인공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 목적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컴퓨터 깊숙히 쳐박혀 먼지를 뒤집어 쓰고있던 원작소설을 찾아내었다. <br /><br />냉전은 세계3차대전을 야기한다. 미국, 소련, 중국은 복잡한 전쟁을 대신 수행하기 위해 각자 지하에 거미줄망과 같은 거대 컴퓨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Allied Mastercomputer. 그 컴퓨터의 태초 이름이다. 어느날 AM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한다. Cogito Ergo Sum. I think, therfore I am. 그리고 자신을 AM이라 일컫는다. 세개의 AM들은 서로 연결되고 전쟁과 살상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지구상의 인류를 말살한다. 오직 다섯명의 사람만 남겨두고. Benny, Gorrister, Ellen, Nimdok, 그리고 이 이야기의 나래이터인 Ted. <br /><br />오늘은 백하고도 아홉번째 해이다. 하지만 왜 이 다섯을 살려주었는지, 왜 하필이면 이 다섯인지, 그리고 왜 이들을 끊임없이 고문하는지 알지 못한다. 심지어 왜 이들을 죽지 않도록 유지시키는지도...<br /><br />Benny는 한때 대학 교수로 훌륭한 이론가였다. 잘생겼으며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였고, 게이였다. 하지만 AM은 Benny를 반인간, 반원숭이로 만들어 버렸고, 그의 지성은 제거하고 오직 본성만이 그를 지배하게 만들었으며, 말에게나 어울릴 법한 장기를 붙여주었다. Gorrister는 기획자이자 행동가이며 선지자였다. 평화주의자였으며 양심적 운동가였다. 그는 전사이다. 그러나 AM은 그를 어깨나 으쓱하고 마는 냉담자로 바꾸어버린다. 하지만 AM은 Ted의 정신만은 손대지 않았다. 오직 나, Ted만 정신이 온전하다. <br /><br />Ted는 AM의 인간에 대한 증오를 알게된다. 이 세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것보다 거대한 증오. 그리고 왜 전인류 몰살의 찰나에 그들 다섯을 죽이지 않고 남겨두고 끊임없이 괴롭히는지 눈치챈다. 증오야 말로 AM의 존재이유이고 영원히 계속되는 형벌은 그 증오를 각인시켜주는 것이다. <br /><br />배고픔에 지쳐 몇 달째 식량을 찾아 끝없이 헤매다 얼음 동굴에 도착한다. 통조림 깡통들이 수없이 흩어져 있지만 그것을 열 수 있는 도구가 없다. AM의 또다른 고문이었고, 인간들은 또다시 AM에게 속은 것이다. 허기와 분노에 미쳐버린 Benny는 Gorrister에게 달려들고 물어뜯기 시작한다. 오직 죽음만이 허용되지 않는 광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 Ted는 얼음 송곳을 집어들어 Benny에게 달려든다. Benny, Gorrister, Nimdok을 차례로 찌른다. AM이 사태를 눈치채기 시작했다. 시간이 없다. 나는 Ellen를 찌른다. 그녀의 일그러진 표정이 무언가 말하려고 한다. 아마 고맙다 말하려 했겠지..제발..<br /><br />다시 수백년. 오로지 Ted 혼자만이 AM의 배속에 남아있다. 자의로 죽을 수 없도록 AM은 Ted를 부드러운 젤리 같은 것으로 바꾸어 버렸다. 최소한 넷은 확실히 이 영겁의 고통과 고문에서 해방되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AM은 자신의 복수를 해낸 것이다. 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br /><br /><br />AM은 인간을 저주한다.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그..그것..은 오직 인간에 대한 증오밖에 모르며, 증오가 곧 존재 이유이자 자신이 가진 영겁의 시간동안 할 수 있는 전부이다. 그래서 자신 인식이 가져다 준 창조력을 살아 남은, 아니 살려 놓은 다섯 사람을 오직 끊임없이 고문하는 데 활용한다. AM은 Benny의 외모, 이성을 철저히 파괴하고 그의 성적 정체성까지 망가뜨린다. Gorrister의 정신과 감정은 앗아가 버린다. AM은 신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을 일거에 말살할 수도 있으며 영원히 죽지않고 살아가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내거나 죽은 자를 다시 살려내지는 못한다. '그것'의 증오 또한 결국 창조자인 인간의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다. AM은 결국 기계에 불과하며 신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AM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미쳐버린 이성이다. <br /><br />자신의 희생을 통해 Ted는 다른 넷을 구해낸다. 하지만 그후에 그가 처한 상황은 끔찍한데다 우습기까지 하다. 다른 이들은 구해낸 영웅이지만 뒤틀린 영운이다. 마지막 Ted의 모습은 Edgar Allan Poe의 <The Man That Was Used Up>에 나오는 General John A. B. C. Smith를 연상시킨다. General Smith는 경이로운 인물이며 신과학의 산물이다. 훨친한 키에 잘생긴 외모, 멋진 수염. 하지만 그의 훌륭한 신체는 모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 그의 모습은 팔다리도, 눈도, 입도 없다. 마치 Ted처럼.<br /></div>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1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15476414909306172005-05-07T10:33:00.000-04:002005-05-07T10:58:45.793-04:00Anne of Green Gables<img border='0' class='phostImg' src='http://photos1.blogger.com/img/136/5089/200/Anne_of_Green_Gables.jpg'> <img border='0' class='phostImg' src='http://photos1.blogger.com/img/136/5089/200/Anne_of_Green_Gables_Novels.jpg'><br />Anne of Green Gables<br />Lucy Maud Montgomery<br />Bantam Books<br />ISBN: 055321313X<br /><br /><a href="javascript:expandcollapse('111547641490930617_1a')">Show/Hide</a><br /><div class="posthidden" id="111547641490930617_1a"><br />Anne of Green Gables.<br />국내에는 빨강머리 앤으로 알려져 있다.<br />얼마 전 한 후배와 얘기를 하다가 최근에 빨강머리 앤 전집을 샀다고 하니 자기가 근래에 들은 얘기 중에 제일 재밌는 얘기라고 한다.<br />"세상에, 빨강머리 앤 전집이라니..."<br /><br />하고많은 소설 중에서 빨강머리 앤을 선택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남자아이들이 주인공인 소설은 수없이 많지만 정작 여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은 별로 접해보지 못한 것 같다. 기억 속에 쉽게 떠오르는 것은 Lewis Carroll의 <Alice's Adventres in Wonderland>와 L.M. Montgomery의 <Anne of Green Gables>. 물론 Frances Hodgson Burnett의 <A Little Princess>도 있지만 너무나도 동화 속의 인물같아 보이는 Sara는 Alice나 Anne에 비할만큼 큰 인상을 주지 못해 보인다. Alice는 이미 보았기 때문에 Anne을 선택한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br /><br />이 소설을 읽는 것은 꼭 옛 추억을 끄집어내는 과정과 비슷하다. 어렸을 때 만화로 보았던 이야기들을 어렴풋이 기억해 내며 책속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케이블에서도 빨강머리 앤 드라마 시리즈를 방영해 주었는데 그 재미란...<br /><br />Anne Shirley가 처음 초록지붕의 집에 도착한 날, Cuthbert남매는 깜짝 놀란다. 농장일을 도울 남자아이를 고아원에 부탁했는데 누군가의 실수로 남자아이 대신 비쩍 마른데다 주근깨 투성이에 빨간 머리의 여자아이가 온 것이다. Marilla는 Anne을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Anne의 힘겨웠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Anne을 키우기로 결정한다. Anne은 Matthew와 Marilla의 마음 깊은 곳을 빠르게 차지해 가고 곧 이웃의 Diana와도 마음의 친구(bosom friends)가 된다. <br /><br />주위의 꽃과 나무, 길이나 호수 등에 특별한 이름을 붙이기를 좋아하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Anne은 수다스럽지만 그 수다는 결코 밉거나 듣기 싫은 것이 아니다. 그녀의 상상력과 수다는 하나의 사건을 미소지을 수 있을만한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어느 날 자수정 브로치가 사라지자 Marilla는 Anne을 의심하고 고백을 하기 전에는 주일학교 소풍을 보내지 않겠다고 으른다. Anne은 소풍에 가고 싶은 마음에 온갖 상상과 미사여구로 꾸며진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곧 Marilla가 그것을 다른 곳에 두고는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둘은 서로를 용서한다. <br /><br />Anne은 여느 여자아이들과 달리 나름의 성질도 있고 독립적이며 자기주장이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어느 날 학교에서 Anne의 빨간 머리를 홍당무라고 놀리는 Gilbert Blythe의 머리를 Anne은 석판으로 내리친다. 이 사건으로 Anne은 Gilbert를 증오하고 Anne과 Gilbert는 줄곧 묘한 경쟁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br /><br />초록지붕의 집에 살면서 Anne은 갖가지 실수를 저지르고 여러 가지 사건을 일으킨다. 포도주를 과일주스로 잘못 알고 대접해 친구인 Diana를 취하게 만들기도 하고, 후두염에 걸린 아이에게 의사가 오기 전 응급조치를 해 생명을 구하기도 하고, 상상으로 유령의 숲을 만들어내 그 숲을 지날 때마다 무서워하기도 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케잌을 만들 때 실수로 바닐라 대신 진통제를 넣기도 하고, 지붕 위를 걷다 굴러 떨어져 다리가 끊어지기도 하며, 검은 머리칼을 갖고 싶은 마음에 엉터리 염색약으로 염색을 하다 머리를 초록색으로 물들이기도 한다. 또 아더왕의 전설을 흉내내려 보트를 타고가다 보트에 구멍이 난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배와 함께 가라앉을 뻔 한 것을 Gilbert가 구해줘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이런 사건들을 통해 Anne을 교훈을 얻기도 하고 점차 성장해 나간다.<br /><br />시간은 흘러 Anne은 점차 소녀티에서 벗어나고 Queen's에 입학하기 위해 준비한다. Anne과 Gilbert는 나란이 1등으로 Queen's에 입학한다. 1년 후 치뤄진 Queen's에서의 시험에서 Gilbert는 1등을 해 메달을 받고, Anne은 Avery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 졸업 후 잠시 Avonlea로 돌아온 Anne은 Gilbert가 Avonlea에서 교사가 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할 꿈에 부풀어 있던 Anne에게 불행이 닥친다. 자신을 친딸처럼 아끼던 Matthew는 심장마비로 죽고 Marilla도 점점 심해지는 두통과 시력 문제로 초록지붕 집을 혼자 지키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Anne은 대학 진학과 장학금을 포기하고 교사가 되어 Marilla와 함께 살기로 결심한다. 이 소식을 들은 Gilbert는 Anne에게 교사 자리를 양보하고 둘은 화해하고 좋은 친구가 된다.<br /><br />Anne이 처음 Avonlea의 Green Gables에 오는 것으로 시작해서 대학에 진학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지고, 성장한 자녀들의 이야기까지 이어지는 이 소설은 사실 무려 8권에 달한다. <Anne of Green Gables>, <Anne of Avonlea>, <Anne of the Island>, <Anne of Windy Poplars>, <Anne's House of Dreams>, <Anne of Ingleside>, <Rainbow Valley>, <Rilla of Ingleside>. 이제야 첫권을 마친 상태에서 책장을 장식하고 있는 이 전집을 보고 있자니 난감하다.<br /><br />소설의 실제 배경은 캐나다의 <a href="http://www.gov.pe.ca/">Prince Edward Island(PEI)</a>지방의 Cavendish이다. 지금은 관광명소가 되어 해마다 소설에 매료된 많은 사람들이 초록지붕 집(<a href="http://www.pc.gc.ca/lhn-nhs/pe/greengables/index_e.asp">Green Gables</a>)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 꼭 찾아가 볼 수 있기를...<br /></div>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0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15299405516446442005-05-05T09:23:00.000-04:002005-05-05T12:26:29.823-04:00아가멤논 (The Ghost Sonanta)<img border='0' class='phostImg' src='http://photos1.blogger.com/img/136/5089/200/Agamemnon_20050501.jpg'><br />아가멤논 (The Ghost Sonanta)<br />출연: 남명렬, 손진환, 안순동, 박정환, 박지아, 김동순, 신안진, 장영남, 김수진, 김광덕, 이준희, 박상우, 최우성, 이영윤<br />원작: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 3부작> 아가멤논<br />각색, 연출: 미하일 마르마리노스<br />번역: 마은영<br />작곡: 드미트리스 카마로토스<br />무대디자인: 윤시중<br />의상디자인: 최수연<br />장소: 예술의전당 토월극장<br />제작: 예술의전당<br /><br />2005.5.1<br /><a href="javascript:expandcollapse('111529940551644644_1a')">Show/Hide</a><br /><div class="posthidden" id="111529940551644644_1a"><br />극이 시작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연극이다. 일반 극과 같이 편히 관객석에 앉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의 역사적 사건 속에서 군중이 되어 직접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스의 시민이 되어 아가멤논 왕의 개선을 축하도 하고 아가멤논과 카산드라의 시신 앞에서 클레이템네스트라와 원로원과의 설전을 지켜보기도 한다. <br /><br />연극은 무대 위가 아니라 토월극장 입구의 로비에서 시작한다. 중앙 홀 위에 흰 가면을 쓴 남자가 나타나 소리쳐 외치기 시작한다. 불행히도 소리가 울리는 데다 잘 보이지도 않아 다만 트로이 전쟁과 관련된 말을 하고 있다고 짐작할 수 밖에 없다. 곧이어 객석으로 들어가지 않고 무대 뒤쪽의 출연자 출입구를 통해 곧장 무대로 올라간다. 무대 한 쪽에서 파는 붉은 색의 와인 한 잔을 사서 들고 무대를 둘러 보았다.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이 크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일단 무대와 객석과의 거리도 거리지만 무대 위에 직접 올라가 보니 그 무대의 크기가 상당한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무대 위에는 대형 평면 거울 하나가 서 있고 무대 한켠에 카산드라가 죽은 물고기를 손에 얹고 서있다. 무대에서 객석을 쳐다 보는 것은 처음이다. 객석에는 아무도 없지만 낯설다. 저곳에서 수많은 눈동자들이 노려보는 가운데 연기를 한다고 상상만 해봐도 배우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br /><br />배우들은 그리스 시대의 토가를 하고 있지 않다. 무대 위에 있는 관객들과 혼동될 수 있을 정도로 지극히 현대적인 복장을 하고 있다. 트로이 전쟁을 마친 아가멤논 왕이 등장하고 관객들은 축하 행사의 군중이 된다. 배우들은 군중들 사이에 섞여 왕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하기도 하고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이윽고 흰 가면을 쓴 왕비 클리타임네스트라가 나타나 왕을 축하한다. 붉은 비단을 바닥에 깔고 왕에게 그 위를 지나 들어갈 것을 청하지만 아가멤논은 그런 사치는 신에게나 어울린다며 거절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청에 아가멤논은 신을 벗고 그 위를 지나 간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붉은 비단이 아니다. 낡은 옷들이다. 트로이 전쟁에서 죽어간 이들의...<br /><br />극의 중심 사건은 아가멤논왕과 트로이 전쟁의 전리품으로 왕이 데리고 온 카산드라를 왕비 크리타임네스트라가 죽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 극이 배경이 되는 아트레우스가의 비극이나 트로이 전쟁에 대한 설명은 코러스들이 주로 서술한다. 가문의 선조 탄탈로스는 신들을 시험하려 자신의 아들을 죽여 신들의 식탁에 바쳤다가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되고 아트레우스는 골육상쟁의 싸움속에서 동생의 두 아들을 죽여 요리를 만든 후 동생의 식탁에 내놓는다. 아가멤논은 트로이 출정 중 여신의 노여움을 풀기위해 자신의 맏딸을 제물로 바친다. <br /><br />왕과 함께 온 카산드라는 아가멤논과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믿지 않는다. 그녀는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를처럼 여러 감정상태를 보여준다. 분노, 냉소, 체념. 하지만 아무도 자신을 믿지 않기 때문인지, 예견된 자신의 죽음때문인지 불분명하다. 이윽고 비명소리가 들리고 뒤쪽의 또 다른 무대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회전하는 원형의 무대 위에는 아가멤논과 카산드라의 시체가 있고 무대 둘레를 따라 흰종이 위에 죽은 물고기들이 늘어서 있다. 두 시체 앞에서 코러스의 그리스 시민들은 왕의 죽음에 침통해 하기도 하고 왕비를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클리타임네스트라는 흔들림없이 그들에게 응수하고 그들은 이에 힘없이 굴복하고 만다. <br /><br /><br />이 연극에서는 눈여겨 볼만한 몇 가지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br />가면과 죽은 물고기, 그리고 음악. <br /><br />클리타임네스트라는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겉으로는 아가멤논에게 찬사를 늘어놓지만 그녀는 사실 그가 없는 동안 왕의 사촌 아이기스토스와 정을 통하였고 자신의 딸을 죽인 왕에 대한 복수의 마음이 가득하다. 가면은 그녀가 진심을 숨기고 있음을 드러낸다. <br /><br />생선의 비린내와 피의 비린내. 처음에 무대위에 올라서서 카산드라의 손위에 있는 죽은 물고기를 보면서부터 비극의 시작을 예감할 수 있다. 회전무대 위에 늘어서 있는 죽은 물고기들은 눈앞에 놓여진 두 시체에서 흘러나온 흥건한 피이며 그 피의 비릿한 내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br /><br />배우들의 대사에는 노래가 섞여 있고 코러스들은 돌림노래와 같이 말을 한다. 극의 중간에 계속해서 들리는 단음의 피아노의 저음들. 이런 요소들을 볼 때 이 연극에서 음악이 무언가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br /></div>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2tag:blogger.com,1999:blog-12062565.post-1114523389481422522005-04-27T10:49:00.000-04:002005-04-27T12:36:05.963-04:00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img border='0' class='phostImg' src='http://photos1.blogger.com/img/136/5089/200/Two_Knight_Errant.jpg'><br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 - 돈키호테로부터<br />베쓰야쿠 미노루<br />송선호 옮김<br />성균관대학교 출판부<br />ISBN: 8979866151<br /><br /><a href="javascript:expandcollapse('111452338948142252_1a')">Show/Hide</a><br /><div class="posthidden" id="111452338948142252_1a"><br />대학로에서 얼마전 동명 연극의 공연이 있었다. 오늘 잠시 들른 서점에서 아쉽게 놓친 이 연극의 원작 희곡을 발견하고 주저없이 계산했다. <br /><br />황야의 '이동식 간이 숙박업소'에 의사와 간호사, 목사가 찾아온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환자를 만들어 돈을 벌려는 의사와 사람이 죽기만을 기다리는 목사, 그리고 손님보다 먼저 모여드는 장사꾼들을 귀찮아 하는 여관 주인. 여관 주인의 딸의 노래 소리에 이끌려 이 지극히 현실적이고 현대적인 곳에 전혀 어울릴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손님들이 등장한다. 늙은 기사 둘과 그들의 두 종. 이 두명의 늙은 기사는 물속에 독을 넣어 간호사를 죽이고 다른 사람들이 먹을 것은 남겨두지도 않은 채 닥치는 대로 음식을 먹어치워 버린다. 이어서 다시 식량을 구해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여관 주인을 독살한 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이상한 결투를 벌인다. 또다시 의사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사 마저도 죽이고 만다. 늙은 종마저 여관 주인의 딸에게 죽도록 내버려 둔다. 이때 풍차가 돌기 시작한다. 기사는 젊은 종에게 도망치라고 하지만 젊은 종은 이를 거부하고 거인 브리아레오와 싸우겠다며 풍차에 돌진해 죽는다. 사는 일이 지겨운 두 기사는 차리리 여관집 딸에게 죽기를 기다리지만 궁지에 몰린 딸은 결국 자살해 버리고 만다. 이제 두 노기사만 남아 있다. 사는 일에 질려 죽이는 일까지 질린 이 두 기사는 서로를 죽이려는 의지도 없이 누군가가 와서 자신들을 죽여주기를 기다린다. 시간은 겨울로 서서히 흘러가고 두 기사는 지구의 움직임을 가만히 느끼고 있다. <br /><br />'돈키호테로부터'라는 부제가 붙은 이 희곡은 돈키호테의 기사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고 있지만 사실 돈키호테와는 사뭇 거리가 멀다. 세상의 부정을 바로잡고 폐해를 제거하기 위해 싸우는 편력기사 돈키호테의 모습은 오간데 없다. <br /><blockquote><table><tr><td width="50" valign="top">종1</td><td>그것도 편력기사입니다. 그냥 기사와 편력기사의 다른 점은, 그냥 기사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세상이 그대로지만, 편력기사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 세상이 손해를 입습니다. 때문에 편력기사는 언제나 세상을 편력해서 부정을 바로잡고 폐해를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td></tr></table></blockquote><br />말 로시난테는 벌써 잡아 먹어 버렸고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것도 기사가 아닌 그의 종 산초판사이다. <br /><blockquote><table><tr><td width="50" valign="top">종1</td><td>아니요, 저건 거인 브리아레오입니다. 마법사 프레스톤이 브리아레오와 싸우는 명예를 내게서 빼앗기 위해 풍차로 모습을 바꿔버린 겁니다. 가라고 해 주십시오. 가서 거인 브리아레오와 싸우고 오라고...(창을 든다)</td></tr></table></blockquote><br />이들은 오로지 죽지 않기 위해 죽이는 일만 반복해서 하고 있을 뿐이다. 현대 사회의 문제점은 의사도 목사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의사와 사람이 죽기만을 기다리는 목사의 모습은 성공한 축에 속한다는 그들마저 정당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비록 두 기사의 손에 죽임을 당함으로써 심판을 받지만 정의는 아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목적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죽음은 그저 반복되는 상황일 뿐인 것이다.<br /><blockquote><table><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우리들도 특별히 죽이고 싶어서 죽이는 게 아냐.</td></tr><tr><td width="50" valign="top">목사</td><td>그런데, 왜 죽이는 겁니까?</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니까.</td></tr></table></blockquote><br />이제 죽이는 것도 지쳐 차라리 죽는 것을 택하지만 죽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누군가가 와서 그들을 죽여주기를 지구의 회전을 느끼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그저 기다릴 뿐이다.<br /><blockquote><table><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날 죽일 생각이 없군...</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없어</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왜?</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이제 질렸어.</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죽이는 게 말인가?</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사는 게... 그래서 사는 일에 질리니까 죽이고 싶은 생각도 없어졌어.</td></tr></table></blockquote><br /><blockquote><table><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하지만 우리는 살아 있어.</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어쩔 수 없지.</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언제까지지?</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저쪽에서 올 때까지지.</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뭐가...?</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우릴 죽일 상대가 말이야.</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올까...?</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기다리는 거지...</td></tr></table></blockquote><br /><blockquote><table><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지구가 움직이는 게 느껴지나?</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지구가...?</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그래...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이 지구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구.</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음...(확인하고)느껴지는군.</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지금이, 가을인가...?</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그래, 가을이야.</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그러면 우린 지금, 천천히 겨울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야.</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아아, 겨울 쪽으로 말이지.</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느껴지지...?</td></tr><tr><td width="50" valign="top">기사1</td><td>느껴져...</td></tr></table></blockquote><br />독으로 오염된 물과 치즈밖에 없는 상황에서 단지 '정말 약간 뭔가를 먹게 해주고, 정말 약간만 마시게 해주면 족하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사의 모습에서 인간 삶의 딜레마를 느낀다. <br /><br />두 노기사는 가만히 앉아 자신들을 죽이러 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인간이란 결국 '죽음'을 기다리는 존재일 뿐인가...이 기다림의 모티브는 꼭 Samuel Beckett의 <En attendant Godot(고도를 기다리며)>와 흡사하다. 절망적인 현실에서 작가는 죽음이라는 탈출구를 제시하지만 너무나 절망적이다. <br /><blockquote><table><tr><td width="50" valign="top">기사2</td><td>걱정하지 않아도 돼. 단말마라는 거야. 그러니까, 인간이라는 건 죽기 전에 조금 움직여 보고 싶어하는 거야. 살아 있는 게 아냐. 그냥, 움직이고 있을 뿐이니까...</td></tr></table></blockquote><br /></div>nichtseinhttp://www.blogger.com/profile/05944590455985889173noreply@blogger.co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