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12

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


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
Harlan Ell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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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PC용 어드벤처 게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Harlan Ellison의 단편 SF소설이다. 인간과 기계와의 전쟁에서 인간의 승리로 결말을 맺는 것이 대부분의 여타 게임들과는 달리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주인공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 목적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컴퓨터 깊숙히 쳐박혀 먼지를 뒤집어 쓰고있던 원작소설을 찾아내었다.

냉전은 세계3차대전을 야기한다. 미국, 소련, 중국은 복잡한 전쟁을 대신 수행하기 위해 각자 지하에 거미줄망과 같은 거대 컴퓨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Allied Mastercomputer. 그 컴퓨터의 태초 이름이다. 어느날 AM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한다. Cogito Ergo Sum. I think, therfore I am. 그리고 자신을 AM이라 일컫는다. 세개의 AM들은 서로 연결되고 전쟁과 살상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지구상의 인류를 말살한다. 오직 다섯명의 사람만 남겨두고. Benny, Gorrister, Ellen, Nimdok, 그리고 이 이야기의 나래이터인 Ted.

오늘은 백하고도 아홉번째 해이다. 하지만 왜 이 다섯을 살려주었는지, 왜 하필이면 이 다섯인지, 그리고 왜 이들을 끊임없이 고문하는지 알지 못한다. 심지어 왜 이들을 죽지 않도록 유지시키는지도...

Benny는 한때 대학 교수로 훌륭한 이론가였다. 잘생겼으며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였고, 게이였다. 하지만 AM은 Benny를 반인간, 반원숭이로 만들어 버렸고, 그의 지성은 제거하고 오직 본성만이 그를 지배하게 만들었으며, 말에게나 어울릴 법한 장기를 붙여주었다. Gorrister는 기획자이자 행동가이며 선지자였다. 평화주의자였으며 양심적 운동가였다. 그는 전사이다. 그러나 AM은 그를 어깨나 으쓱하고 마는 냉담자로 바꾸어버린다. 하지만 AM은 Ted의 정신만은 손대지 않았다. 오직 나, Ted만 정신이 온전하다.

Ted는 AM의 인간에 대한 증오를 알게된다. 이 세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것보다 거대한 증오. 그리고 왜 전인류 몰살의 찰나에 그들 다섯을 죽이지 않고 남겨두고 끊임없이 괴롭히는지 눈치챈다. 증오야 말로 AM의 존재이유이고 영원히 계속되는 형벌은 그 증오를 각인시켜주는 것이다.

배고픔에 지쳐 몇 달째 식량을 찾아 끝없이 헤매다 얼음 동굴에 도착한다. 통조림 깡통들이 수없이 흩어져 있지만 그것을 열 수 있는 도구가 없다. AM의 또다른 고문이었고, 인간들은 또다시 AM에게 속은 것이다. 허기와 분노에 미쳐버린 Benny는 Gorrister에게 달려들고 물어뜯기 시작한다. 오직 죽음만이 허용되지 않는 광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 Ted는 얼음 송곳을 집어들어 Benny에게 달려든다. Benny, Gorrister, Nimdok을 차례로 찌른다. AM이 사태를 눈치채기 시작했다. 시간이 없다. 나는 Ellen를 찌른다. 그녀의 일그러진 표정이 무언가 말하려고 한다. 아마 고맙다 말하려 했겠지..제발..

다시 수백년. 오로지 Ted 혼자만이 AM의 배속에 남아있다. 자의로 죽을 수 없도록 AM은 Ted를 부드러운 젤리 같은 것으로 바꾸어 버렸다. 최소한 넷은 확실히 이 영겁의 고통과 고문에서 해방되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AM은 자신의 복수를 해낸 것이다. 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


AM은 인간을 저주한다.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그..그것..은 오직 인간에 대한 증오밖에 모르며, 증오가 곧 존재 이유이자 자신이 가진 영겁의 시간동안 할 수 있는 전부이다. 그래서 자신 인식이 가져다 준 창조력을 살아 남은, 아니 살려 놓은 다섯 사람을 오직 끊임없이 고문하는 데 활용한다. AM은 Benny의 외모, 이성을 철저히 파괴하고 그의 성적 정체성까지 망가뜨린다. Gorrister의 정신과 감정은 앗아가 버린다. AM은 신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을 일거에 말살할 수도 있으며 영원히 죽지않고 살아가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내거나 죽은 자를 다시 살려내지는 못한다. '그것'의 증오 또한 결국 창조자인 인간의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다. AM은 결국 기계에 불과하며 신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AM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미쳐버린 이성이다.

자신의 희생을 통해 Ted는 다른 넷을 구해낸다. 하지만 그후에 그가 처한 상황은 끔찍한데다 우습기까지 하다. 다른 이들은 구해낸 영웅이지만 뒤틀린 영운이다. 마지막 Ted의 모습은 Edgar Allan Poe의 <The Man That Was Used Up>에 나오는 General John A. B. C. Smith를 연상시킨다. General Smith는 경이로운 인물이며 신과학의 산물이다. 훨친한 키에 잘생긴 외모, 멋진 수염. 하지만 그의 훌륭한 신체는 모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 그의 모습은 팔다리도, 눈도, 입도 없다. 마치 Ted처럼.

1 comment:

Anonymous said...

그림에 나온 저 게임을 클리어 했었죠. 한글판이 나왔던 건 아시나요? -_-V